마운자로 30일, 체중 −3.9kg… 그런데 그래프는 직선이 아니라 톱니바퀴였습니다
매일 아침 같은 조건에서 인바디를 찍기 시작한 지 30일이 지났습니다. 숫자 서른 개를 한 줄로 늘어놓고 보니, 다이어트라는 게 머릿속에 그렸던 그림과 얼마나 다른지 한눈에 보이더군요. 저는 체중이 매끄러운 내리막을 그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그래프는 — 톱니바퀴였습니다.
마운자로(GLP-1)를 시작하고 110kg을 넘던 몸이 96kg까지 내려왔을 무렵, 눈바디나 일주일에 한 번 재는 체중계로는 도무지 추세를 못 믿겠어서 매일 인바디를 찍기로 했습니다. 그 첫 30일(5월 16일~6월 16일) 성적표가 이렇습니다.
| 항목 | 5/16 시작 | 6/16 현재 | 변화 |
|---|---|---|---|
| 체중 | 96.0 kg | 92.1 kg | −3.9 kg |
| BMI | 30.8 | 29.6 | −1.2 |
| 체지방률 | 35.8 % | 33.8 % | −2.0 %p |
| 내장지방 레벨 | 15 | 12 | −3 |
| 골격근량 | 34.9 kg | 34.2 kg | −0.7 kg |
한 달에 3.9kg, 그런데 직선이 아니었다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첫 열흘이었습니다. 마운자로를 맞고 있으니 매일 쭉쭉 빠질 줄 알았는데, 5월 16일 96.0kg으로 시작한 체중이 사흘 뒤엔 오히려 96.8kg까지 올라가 있었거든요. ‘약이 안 듣나?’ 싶어 불안했던 그 열흘은, 지나고 보니 그냥 정체 구간이었습니다. 95~96kg 사이를 오르내리다 5월 말이 되어서야 94kg대로 풀리기 시작했어요.
진짜 잘 빠진 건 6월 초였습니다. 6월 3일 94.0kg에서 6월 12일 91.9kg까지, 열흘 만에 2kg이 내려갔어요. 한 달 중 최저점 91.9kg을 찍던 날의 기분은… 다이어트해 본 사람만 압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 톱니가 다시 위로 튀었습니다. 주말에 보쌈과 막국수, 통닭을 먹으니 다음 날 체중이 92.9kg으로 올랐고(전부 나트륨이 붙든 물이었죠), 그다음 날엔 설사로 92.5kg, 또 92.1kg… 이 마지막 출렁임의 정체는 지난 두 글에서 자세히 풀어둔 그대로입니다 — 살이 아니라 물이었습니다.
체중계 숫자보다 중요했던 것
사실 −3.9kg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건 ‘무엇이 빠졌느냐’입니다. 체지방률에 체중을 곱해 실제 지방량을 계산해 보면, 30일간 지방이 34.4kg → 31.1kg으로 3.3kg 줄었습니다. 빠진 3.9kg 중 3.3kg, 그러니까 약 85%가 순수 지방이었던 거죠. 나머지 0.6kg만이 근육과 수분이었고요.
그래서 BMI가 30.8에서 29.6으로, ‘비만(30 이상)’ 칸을 간신히 벗어났습니다. 내장지방 레벨도 15에서 12로 세 칸 내려왔고요. 체중계 위 숫자는 3.9kg이지만, 몸 안에서 일어난 변화는 그보다 컸습니다.
근육은 지켰을까
다이어트할 때 제가 가장 신경 쓰는 건 근육입니다. 살만 빠지는 게 아니라 근육까지 같이 녹으면 요요로 가는 지름길이거든요. 골격근량은 34.9kg에서 34.2kg으로 0.7kg 줄었는데 — 30일간 매일 본 골격근 숫자는 33.8~36.2kg 사이를 출렁였습니다. 측정 직전 물 한 컵, 전날 식사, 화장실을 다녀왔는지에 따라 ±1kg은 그냥 흔들리거든요.
그러니 0.7kg을 ‘근손실’이라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적어도 체중이 3.9kg 빠지는 동안 근육은 거의 지켜낸 셈이에요. 매 끼니 단백질을 먼저 챙겨 먹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30일이 가르쳐준 것
만약 제가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만 쟀다면, 그리고 하필 그날이 96.8kg이거나 92.9kg이었다면 — 저는 ‘약이 안 듣는다’거나 ‘갑자기 쪘다’고 오해했을 겁니다. 매일 찍어 보고 나서야 알았어요. 하루치 숫자는 거의 다 거짓말이고, 진실은 서른 개를 이어야 비로소 보인다는 걸요.
다음 한 달의 목표는 90kg을 깨는 겁니다. 톱니바퀴는 여전하겠지만, 그 톱니 끝이 어디를 향하는지는 이제 압니다. 다음 달에 또 서른 개의 숫자를 들고 오겠습니다.
※ 이 글은 마운자로(GLP-1)로 감량 중인 제 개인 경험과 실측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며, 투약·건강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