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했던 요산 수치가 오히려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 마운자로 4개월, 건강검진 실측 비교
이 블로그에 그동안 올린 숫자는 전부 인바디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공복에 찍은 체중, 골격근, 체지방률. 그런데 인바디는 결국 집에서 재는 기계입니다. 몸속 혈액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지난주에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GLP-1/GIP 계열 주사)를 맞기 시작한 지 4개월째, 병원에서 피를 뽑아 나온 숫자를 작년 검진과 나란히 놓고 봤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확인한 게 요산이었습니다.
왜 요산부터 봤나
저는 이번 감량 방식이 요산에는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유가 몇 개 겹칩니다.
- 마운자로로 빠르게 살이 빠지면, 분해되는 조직에서 퓨린이 방출됩니다.
- 고단백 식단(하루 단백질 140g 목표)은 퓨린 섭취를 늘립니다.
- 매주 한 번 24시간 단식을 하는데, 단식과 탈수는 신장의 요산 배출을 방해합니다.
- 저탄수 상태의 케토시스도 요산 배출을 억제하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요산이 오를 조건을 다 갖춘 셈입니다. 게다가 저는 이미 요산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 요산 (mg/dL) | 2024-09 | 2025-08 | 2026-07 |
|---|---|---|---|
| Uric acid (기준 3.4~7.0) | 9.0 | 10.2 | 6.0 |
작년(2025-08) 검진에서 10.2. 명백한 고요산혈증입니다. 재작년엔 9.0. 두 해 연속으로 기준치를 한참 넘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감량까지 겹쳤으니 더 올라가 있을 거라고 반쯤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결과는 6.0이었습니다. 기준 범위(3.4~7.0) 안입니다. 걱정했던 방향과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감량이 요산 상승 조건을 이긴 것으로 보입니다
혼자 해석하자면, 요산을 올리는 개별 조건(급감량·고단백·단식)보다 체중이 20kg 넘게 빠지면서 생긴 대사 개선의 효과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비만 자체가 고요산혈증의 큰 원인 중 하나이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신장의 요산 배출도 좋아지는 방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검진에서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A-IR)가 1.4로 정상이었던 것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여기에 요산 걱정 때문에 점심에 탄수화물을 일부러 조금씩 챙기고 물을 신경 써서 마신 것도 도움이 됐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사례 하나의 결과이고, 요산 수치나 통풍 위험을 실제로 판단하는 건 전문의의 영역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감량한다고 모두 요산이 내려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도 6.0은 정상 범위의 위쪽이라, 관리는 그대로 이어갈 생각입니다.
요산만 좋아진 게 아니었습니다
검진지를 넘기다 보니, 작년에 빨간 글씨(기준 초과)로 찍혀 있던 항목들이 이번엔 대부분 정상 칸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 항목 | 2025-08 (투약 전) | 2026-07 (4개월차) | 기준 |
|---|---|---|---|
| 중성지방 | 285 | 145 | <150 |
| 총콜레스테롤 | 249 | 193 | <200 |
| ALT (간수치) | 62 | 14 | 1~40 |
| AST (간수치) | 33 | 14 | 1~40 |
| γ-GTP | 30 | 12 | 10~71 |
| 혈압 (수축기) | 125 | 109 | <140 |
| 심장병위험인자 | 7.3 | 5.7 | 0.0~5.0 |
가장 크게 움직인 건 중성지방입니다. 285에서 145로 거의 절반이 됐습니다. 간수치도 작년엔 ALT 62로 걸려 있었는데(간에 염증이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이번엔 14로 내려왔습니다. 초음파상 지방간은 아직 ‘경도’로 남아 있지만, 혈액 수치로는 간이 확실히 편해진 상태입니다.
체격 쪽 숫자도 같이 적어두면 이렇습니다.
- 체중: 108.8kg → 88.5kg (병원 측정, -20.3kg)
- 허리둘레: 106cm → 94.5cm
- BMI: 35.0(비만) → 28.5(과체중)
완벽하진 않습니다 — 남은 숙제 하나
전부 좋아진 건 아닙니다. 딱 하나 제자리인 게 있습니다.
| HDL 콜레스테롤 | 2025-08 | 2026-07 | 기준 |
|---|---|---|---|
| (좋은 콜레스테롤) | 34 | 34 | 40~60 |
HDL,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은 작년과 똑같이 34였습니다. 여전히 기준(40) 아래입니다. 알아보니 HDL은 식단이나 약보다 유산소 운동에 반응하는 지표라고 합니다. LDL도 130으로 딱 경계선에 걸쳐 있고요.
정리하면, 검진지가 저한테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식단과 약으로 뺄 수 있는 건 거의 다 뺐다. 이제 남은 건 운동이 담당하는 부분이다.”
저는 이 블로그에서 계속 “운동을 전혀 안 한다”고 적어왔습니다. 새벽에 출근하고 밤에 귀가하고 어린 두 아이를 보다 보면 헬스장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 조건에서 마운자로와 단백질 식단만으로 여기까지 온 거고, 검진 수치 대부분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HDL이라는 마지막 숫자 하나는, 무리한 운동이 아니라 출퇴근길에 한두 정거장 걷는 정도의 여지가 생기면 그때 손대볼 생각입니다.
인바디와 검진지, 둘 다 필요했습니다
인바디는 매일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오늘 체중이 왜 올랐는지, 그게 지방인지 물인지. 검진지는 그 흐름이 몸속에서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요산이, 중성지방이, 간수치가 어떻게 됐는지.
넉 달 동안 인바디 숫자만 보며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검진으로 그게 착각이 아니었다는 걸 병원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특히 가장 걱정했던 요산이 오히려 정상으로 돌아온 게, 이번 검진에서 저한테는 가장 큰 안심이었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검진 결과를 기록한 것입니다. 의학적 조언이 아니며, 요산·통풍·지질 수치의 해석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