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다이어트 중 하루 만에 체중이 0.9kg 늘었다 — 사실은 전부 「물」이었습니다
연차였던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일어나자마자 인바디에 올라가 체중을 쟀고(91.9kg), 단백질 음료 한 팩(45g)과 물 1리터쯤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세 시간 반쯤 뒤, 무심코 한 번 더 인바디에 올라갔는데 — 체중이 92.8kg, 그새 0.9kg이 늘어 있었습니다.
다이어트 중에 하루 사이 체중이 0.9kg 늘면 누구나 흠칫합니다. 그런데 숫자를 자세히 보니 더 이상했습니다.
| 항목 | 아침 공복 (07:48) | 음료 후 (11:20) |
|---|---|---|
| 체중 | 91.9 kg | 92.8 kg (+0.9) |
| 골격근량 | 34.1 kg | 34.5 kg (+0.4) |
| 체지방률 | 34.2 % | 33.8 % (−0.4) |
체중이 늘었는데 근육량은 오히려 0.4kg 늘고, 체지방률은 0.4%p 떨어졌습니다. 순간 ‘오, 단백질 마셨다고 근육이 붙었나?’ 싶었죠. 하지만 그럴 리가요. 30분 만에 근육이 붙고 지방이 빠질 순 없습니다.
실제로 두 번의 인바디 화면이 이렇습니다 — 왼쪽이 아침 공복, 오른쪽이 물·단백질음료를 마신 뒤입니다.
91.9kg · 골격근 34.1 · 체지방 34.2%
92.8kg(+0.9) · 골격근 34.5(+0.4) · 체지방 33.8%(−0.4)
진짜 답은 ‘체지방량 절대값’에 있었다
진짜 단서는 한 칸 아래에 있었습니다. 체지방량(kg) 절대값이 두 번 다 31.4kg으로 똑같았던 겁니다. 늘어난 0.9kg이 전부 ‘근육·제지방’ 칸으로 들어간 거죠. 즉 방금 마신 물 1리터가 고스란히 근육으로 둔갑한 것이었습니다.
왜 물이 근육으로 둔갑할까
인바디(BIA, 생체전기임피던스)는 근육을 직접 재지 못합니다. 몸에 약한 전류를 흘려 ‘체수분’을 측정한 뒤, 그 물의 양으로 근육량을 거꾸로 계산합니다. “제지방의 약 73%는 물”이라는 공식으로요.
그러니 물을 1리터 들이켜면 → 체수분이 확 늘고 → 인바디는 그걸 “근육이 늘었다”고 읽습니다. 동시에 체중(분모)이 커지니 체지방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이고요. 결론은 단순합니다. 그날 11시의 92.8kg도, 늘어난 근육 0.4kg도, 전부 진짜가 아니라 ‘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잰다
저는 인바디를 매일 아침, 일어나 화장실 다녀온 직후, 아무것도 마시기 전 같은 조건에서만 잽니다. 마시고 재고 먹고 재고 하면 이렇게 1kg씩 출렁여서 추세를 읽을 수가 없거든요.
마운자로로 살을 빼는 동안 매일 숫자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하루치 변화에 일희일비하면 멘탈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중요한 건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 한 달의 흐름이에요.
혹시 인바디를 재면서 “어제보다 늘었네/줄었네” 하며 마음 졸이고 계신다면 — 먼저 잰 조건이 같았는지부터 확인해보세요. 물 한 컵 차이로도 숫자는 충분히 흔들립니다.
※ 이 글은 마운자로(GLP-1)로 감량 중인 제 개인 경험과 실측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며, 투약·건강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