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올랐는데 체지방이 줄었습니다 — 인바디를 매일 찍고 나서야 보인 것
숫자 하나만 보면 망한 날입니다.
2026년 6월 29일 아침 인바디: 체중 90.2kg. 전날보다 0.3kg 올랐습니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 체중계 숫자가 오르는 건 기분 나쁜 일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날 하루 기분이 내내 좋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같은 날 인바디의 다른 숫자를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 골격근량: 35.0kg (+1.4kg)
- 체지방률: 31.1% (-2.4%p)
- 체지방량: 28.0kg
- 내장지방레벨: 11 (전날 12에서 하락)
- Fitscore: 659점 (+35점)
체중은 올랐는데, 지방은 줄었습니다. 근육은 늘었습니다. 내장지방도 내려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나
BIA(생체전기저항법) 인바디는 체중을 여러 구성 요소로 나눕니다. 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체중이 올랐다는 건 이 합계가 늘었다는 뜻이고, 그 증가분이 꼭 지방일 필요는 없습니다.
6월 29일 전날, 저는 오랜만에 루틴을 깼습니다. 초코휘낭시에, 초코빵, 멜론눈꽃빙수를 먹었고 단백질바도 하나 챙겼습니다. 탄수화물이 들어오면 몸은 글리코겐을 만들고, 글리코겐 1g은 물 3~4g을 끌어당깁니다. 체중 증가의 대부분은 이 수분이었습니다.
동시에,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GLP-1/GIP 계열)를 맞고 저탄수 고단백 식단을 꾸준히 유지해온 상태에서 탄수화물이 들어오자 근육이 회복 신호를 받았습니다. 골격근 +1.4kg은 실제 근육 증가라기보다는 글리코겐+수분이 근육 내로 들어오면서 나타나는 BIA 측정값의 변동입니다. 하지만 체지방은 하루 만에 2.4%가 실제로 줄지는 않습니다. 이 숫자도 수분 분포 변화로 체지방 비율이 희석되는 효과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겁니다. 그 모든 노이즈를 감안해도, 전날 루틴을 이탈했는데 체지방 관련 지표가 악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체중계 하나로 다이어트를 판단할 때 생기는 일
예전에 저는 매주 한 번, 월요일 아침에 체중을 쟀습니다. 주말에 외식이라도 하면 월요일 숫자가 올라있고, 그걸 보고 “실패했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주말 이틀 동안 지방이 늘어난 게 아니라 나트륨과 탄수화물로 수분이 붙은 건데, 그 구분을 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인바디를 찍기 시작하고 나서야 패턴이 보였습니다.
탄수가 들어온 날: 다음날 체중 +0.30.8kg, 보통 이틀 뒤 원래대로.
단백질 위주 식단: 다음날 체중 유지 또는 소폭 하락.
단식 다음날: 체중 -0.51.0kg, 하지만 재섭취 후 대부분 복귀. (이건 지방이 아닙니다)
체중 숫자 하나만 봤다면 이 패턴을 절대 알 수 없었습니다.
6주 동안 매일 찍은 인바디가 보여준 것
2026년 5월 16일에 처음 인바디를 찍었을 때 숫자가 이랬습니다.
- 체중: 96.0kg
- 체지방률: 35.8%
- 골격근량: 34.9kg
6월 30일 기준 숫자입니다.
- 체중: 89.9kg
- 체지방률: 31.3%
- 골격근량: 34.7kg
체중이 6.1kg 빠지는 동안 골격근은 0.2kg 줄었습니다. 빠진 6.1kg 중 대부분이 지방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고, 밤 8시가 넘어서 귀가하고, 어린 두 아이 육아를 하다 보면 헬스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마운자로 주사와 단백질 식단만으로 6주 동안 이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매일 인바디를 찍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기분 내킬 때만 쟀다면 단편적인 숫자만 보고 추세를 놓쳤을 겁니다.
체중보다 체성분을 봐야 하는 이유, 실측으로
같은 체중이라도 근육 많은 사람과 지방 많은 사람은 완전히 다른 상태입니다. 다이어트의 목표가 단순히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체성분을 바꾸는 거라면, 측정 도구도 그에 맞아야 합니다.
저는 인바디+ 앱을 씁니다. 매일 아침 기상 직후, 화장실 다녀온 뒤,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기 전에 찍습니다. 같은 조건을 유지해야 노이즈가 줄어듭니다. 시간대가 달라지면 수분 상태가 달라지고, 직전에 물 한 잔만 마셔도 수백 그램 차이가 납니다.
매일 찍는 게 번거롭다면, 적어도 조건을 고정하는 것만으로도 주 1회 측정의 신뢰도가 달라집니다.
6월 29일, 체중이 오른 날. 저는 그 숫자보다 체지방률을 봤습니다. 그리고 루틴 이탈 하루가 추세를 망치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게 매일 찍는 이유입니다.